최근 일이 바빠 평일에는 야근하고, 주말에도 일하느라 뭔가를 해볼 생각을 못하다가
당장 눈 앞에 있던 마일스톤을 하나 끝낸 기념으로 집에서 그냥 아무 것도 안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offspring 노래를 듣다가 뮤직비디오도 보고,
blink 182도 보고 섹스피스톨즈도 보고 그랬다.
https://www.youtube.com/watch?v=LH-i8IvYIcg
한동안은 이런 사람들이 꽤 보였던거 같은데 요새는 찾기 힘들어져서 생각해봤다.
나는 이런 느낌을 주로 꼴통 같은 느낌이라고 불렀는데 물론 그 사람들이 꼴통이란 얘기도 아니고,
그냥 어감이 좋아서 그렇게 표현하는거니 그러려니 해주길 바란다.
아무튼 2-3주 전 팀에 디렉터가 새로 합류했는데, 자칭 화이트 트레쉬/레드넥 되시겠다.(나는 그런 단어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쓸 생각이 없다.)
일단 키가 190이 조금 넘고 근육질 몸이라 약간 언더테이커 같다. 생긴건 좀 헐리웃의 잘나가는 광고 촬영 감독같이 생김.

아무튼 이 형님하고 얘기하다보면 재미있는 포인트가 몇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일하면서 Korn이나 ACDC 같은 시원 시원한 노래나 레드제플린, pink floyd 같이 락빠가 환장할 노래를 틀면 "Hell yeah~ Fuck yeah~ This is what I'm talking about" 이라고 한다.(그 락빠 손가락 제스쳐도 취함.)
그리고 뭐 재즈라거나 하다못해 조금이라도 스무스한 노래를 틀었다가는
"What? Did we decide to become a g** now?"(농담인데 진짜 이렇게 자주 말함. 신고할 생각은 아직 없다.) 라고 하는 등 진짜 꼴통이구나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한다.
뭐 어쨋든 내가 스피커가 연결된 모든 컴퓨터에서 작업하고 또 오퍼레이팅 하기 때문에 노래도 거의 내가 트는데,
지금까지 내가 트는 노래에 대한 이렇다할 좋다 나쁘다하는 피드백은 없었기에 아무 생각 없다가 직접적 피드백을 자꾸 받다보니
여간 부담되는게 아니라 그 아저씨 취향의 노래를 자꾸 틀게 되는 중이다..
(미국에 있는 자기 와이프와 통화 중에 여기 사무실 되게 좋다. 락음악이 흘러 나온다 라고 언급했다.)
(피드백이 이렇게 중요햐다. 피드백으로 내 의도대로 사람을 바꿀 수 있다고 느낌..)
이런 연유로 이 아저씨는 내가 비교적 구시대적 취향을 가진 특이한 똥양인이라 여겨졌는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대화의 물꼬는 나한테 "너 텍사스에서 왔냐?" 라고 물어봤음...
그러고나선 머리 허연 아저씨가 요즘 애새끼들은... 으로 시작하는 말을 꺼냈는데, 보통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묘하게 공감이 갔고, "요새는 꼴통(dumb)가 별로 없지. 다들 스마트 하니깐."이라고 대답했다.
집에 가며 복기 해보니 뭔가 나는 스스로를 또라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들은 죄다 상식이 넘치고 남들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들이었던 반면,
스스로를 꼴통이라 부르는 사람들은 정말로 눈이 반쯤 돌아간 듯해서 무섭다는 인상을 준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백하건데, 나는 그런 사람들이 좋았던거 같다.
새 디렉터는 일에 관련된 것을 제외한다면 왜인지 친해질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블로그를 보는 외국인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냥 포스트를 적으면서 생각난 노래 몇개를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었다.
https://music.apple.com/us/playlist/%EA%BC%B4%ED%86%B5%EC%9D%98-%EC%8B%9C%EB%8C%80%EB%8A%94-%EA%B0%94%EB%8A%94%EA%B0%80/pl.u-rloGtd9j5xe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0prwL2zRwWVLsvWfiP9G4VHtPSOAfCk2
꼴통의 시대는 갔는가
www.youtube.com
그리고 때마침 눈이 띈 레딧 포스트
https://www.reddit.com/r/Tokyo/comments/118jzhs/hardcore_punk_in_tokyo/?utm_source=share&utm_medium=ios_app&utm_name=ioss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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